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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으로 출산’ 과거 숨긴 아내…대법 판례 “혼인 취소 안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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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Crew
관리자
2026-04-22 10:19 ·조회수 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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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결혼 전 성폭력 피해로 아이를 낳아 입양 보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남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중견 제조업체 회계팀에서 일하는 A(43)씨의 사연이 다뤄졌다. A씨는 직장 동료 소개로 시립도서관 사서인 여성 B씨를 만나 1년간 교제 뒤 결혼했다.

그런데 결혼 1년 쯤 지나 이사를 준비하던 도중 A씨는 아내의 짐을 정리하다 갓난아기 사진과 서류가 담긴 상자를 발견했다. A씨가 무슨 사연인지 묻자 B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알고 보니B씨는 스무살 무렵 성폭력 피해를 보아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됐고, 아이를 입양 보낸 과거가 있었다. 그러면서 B씨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기억이라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A씨는 “머리로는 아내가 겪었을 끔찍한 고통을 납득한다”면서도 “결혼은 서로의 인생을 함께하는 일인데,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저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결혼했다는 점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어도 결혼 전에는 솔직히 털어놨어야 했다. 만약 그랬다면 저는 이 결혼을 한 번 더 신중하게 고민했을 것”이라며 “아내의 아픔은 안타깝지만 이미 바닥까지 무너져버린 신뢰를 안고 평생을 함께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했다.

A씨는 나아가 “과거를 알리지 않고 결혼한 게 사기에 해당하는지, 혼인 취소가 가능하다면 재산 분할이나 위자료는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나희 변호사는 “민법 제816조 제3호는 사기 또는 강박으로 혼인의 의사 표시를 한 경우 혼인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도 “여기서 말하는 사기는 단순히 과거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혼인의 의사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적극적으로 속였는지, 그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할 의무가 있었는지를 함께 판단한다”고 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와 같은 사례는 사기에 의한 혼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2016년 2월 18일 선고된 실제 판례에서도 결혼 전 성범죄로 인한 임신 및 출산 사실을 알리지 않은 사례에 대해 혼인 취소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성폭력 피해로 인한 임신과 출산이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 영역에 해당하며, 이를 반드시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김 변호사는 “범죄 피해가 아닌 단순한 결혼 관계에서의 출산이나 사실혼 관계 중 발생한 출산 사실을 숨긴 경우는 이번 사례와 달리 혼인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1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