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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인사이드] “정부 말 믿고 투자”… AI 교과서 1200억원대 소송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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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Crew
관리자
2026-07-02 10:12 ·조회수 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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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조선비즈원문 보기 →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한 사업을 믿고 기업이 돈과 인력을 투입했는데, 뒤늦게 정책이 바뀌었다면 국가는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까.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 발행사들이 정부를 상대로 10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내면서, 정부 주도 정책을 믿은 민간 투자자의 신뢰를 법원이 어디까지 보호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 정책 믿은 투자, 보호받을 수 있나

1일 법조계와 교육업계에 따르면 YBM·동아출판·아이스크림미디어·비상교육·NE능률 등 AIDT 발행사 10여 곳은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소송 가액은 1220억원으로 알려졌다.

발행사들은 2023년 정부가 발표한 AIDT 추진 방안을 믿고 콘텐츠 개발에 나섰지만, 이후 초·중등교육법 개정으로 AIDT의 법적 지위가 '교과서'에서 '교육 자료'로 바뀌면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첫 쟁점은 정부가 발행사들에 법적으로 보호할 만한 신뢰를 줬는지다. 신뢰 보호 원칙은 행정 기관이 공식적으로 밝힌 방침을 국민이나 기업이 믿고 움직인 경우, 특별한 사정 없이 그 신뢰를 깨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발행사들은 정부가 AIDT를 정식 교과서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고, 자신들이 이를 믿고 개발비와 인력, 시스템 구축 비용을 투입했다고 주장할 전망이다. 반면 정부 측은 AIDT 정책은 교육 환경 변화와 입법 과정에 따라 조정될 수 있는 영역이고, 법률 개정 역시 공익상 필요에 따른 것이라는 논리를 펼 가능성이 있다.

변진환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기업의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법적인 보호 대상인지부터 따져야 하고, 보호 대상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손해와 정책 변경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었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상당 인과관계는 정부의 정책 변경이 손해의 직접적이고 중요한 원인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개발 계획 믿고 움직여도 패소… 법원, 변경 가능성 따졌다

정부나 지자체 계획을 믿고 민간이 투자했다가 계획 변경으로 손해를 주장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김해시 개발계획 철회 손해배상 사건이 대표적이다. 한 회사는 김해시가 제2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을 추진하자 이를 믿고 관련 절차를 진행했지만, 계획구역 지정이 철회되고 해당 부지가 보전관리지역으로 지정되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는 2014년 김해시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회사가 개발사업 관련 전문성을 가진 업체였고, 계획구역 지정이 상급 행정기관 결정 등에 따라 좌절될 수 있다는 사정을 알 수 있었다고 봤다.

계양산 골프장 도시관리계획 폐지 사건에서도 법원은 행정계획 변경 시 공익과 사익의 비교가 중요하다고 봤다. 인천시는 대중골프장 설치를 위한 도시관리계획을 고시했다가 이후 이를 폐지했다. 사업자 측은 폐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2018년 자연환경 보전 필요성, 지역 여론, 대안 협의 과정 등을 고려해 폐지 결정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들 판례는 민간이 행정 계획을 믿고 움직였더라도, 계획 변경 가능성이나 공익상 필요성이 인정되면 신뢰 보호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AIDT 소송은 일반적인 개발 계획 변경 사건과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디지털 교육 전환이라는 정책 목표 아래 AIDT 도입 방안과 일정을 제시했고, 발행사들이 이에 맞춰 콘텐츠 개발에 착수했다는 점에서다. 법원이 정부 발표의 구체성, 발행사들의 투자 경위, 정책 변경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는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