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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도 꾸짖은 권경애 ‘노쇼’... “사건 처리 의무, 중과실로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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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Crew
관리자
2026-06-25 10:15 ·조회수 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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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조선일보원문 보기 →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고(故) 박주원양의 유족이 권경애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패소가 확정된 손해배상 소송을 재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권 변호사의 불출석은 중대한 잘못이지만, 대리인이 출석하지 않아 법적으로 끝난 재판을 되살릴 수는 없다는 결론이다.


◇“유족에 위로... 항소 취하 효력 못 뒤집어”

서울고법 민사8-2부(재판장 오영상)는 24일 박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서울시교육청과 학교법인, 가해자 부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 기일을 열고 “이 소송은 2022년 11월 10일 항소 취하 간주로 모두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씨가 올 3월 낸 기일 지정 신청 이후 소송 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판결 결과와는 별개로 이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원고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권경애씨가 이 사건 항소심에서 3회 연속 불출석함으로써 원고가 피고들에 대해 항소한 부분이 항소 취하로 간주되도록 한 것은 선량한 관리자로서 사건을 처리할 의무를 고의 또는 중과실로 위반한 것이고, 위법성이 매우 중대하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권씨가 그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 것과는 별개로, 항소 취하 간주는 민사소송법 268조에서 정한 요건이 갖춰지면 법률에 따라 당연히 발생하는 효과”라며 “권씨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항소심에 불출석했다는 사실이나 원고가 주장하는 ‘대리권 남용’ 등의 이유만으로는 항소 취하 간주의 효력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변호사 ‘재판 노쇼’로 패소

박양은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2015년 숨졌다. 이씨는 이듬해 학교 폭력 가해자 부모들과 서울시교육청, 학교법인, 교직원 등 34명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2022년 1심은 가해자 부모 1명에게 5억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나머지 33명에 대해선 박양 사망과의 법적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서울시교육청과 학교법인, 교직원 등 나머지 피고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항소했다.

문제는 항소심 과정에서 벌어졌다. 유족 측 대리인이던 권 변호사가 2022년 9~11월 변론 기일에 세 차례 출석하지 않으면서 유족 측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처리된 것이다. 민사소송법상 양측이 변론 기일에 두 차례 불출석한 뒤 한 달 안에 기일 지정 신청을 하지 않거나, 다시 열린 기일에도 불출석하면 소송을 취하한 것으로 본다. 권 변호사는 항소심이 끝난 뒤에도 약 5개월 동안 유족에게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결국 상고 기간까지 지나 유족 패소가 확정됐다.

끝났던 재판이 다시 열린 것은 유족 측이 올해 3월 “권 변호사의 고의적 불출석으로 재판받을 권리를 박탈당했다”며 법원에 기일 지정 신청을 내면서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달 기일을 열었다. 이씨는 권 변호사를 증인으로 불러 불출석 경위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고, 피고 측은 “소송 대리인이 부실하게 소송을 수행할 때마다 이미 끝난 재판을 다시 열 수는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가 이후 법리적 쟁점을 검토한 결과 유족의 증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날 소송 종료를 선언한 것이다.


◇유족 “판사님은 부끄럽지 않습니까”

선고 직후 이씨는 법정에서 “변호사가 고의로 소송을 말아먹었는데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씨는 “이게 최선이냐, 판사님이 고민한 결과가 이거냐”고 했다. 법원 직원이 제지하자 이씨는 울부짖으면서 “판사님은 이런 결론을 내리는 게 부끄럽지 않으냐”고 했다.

이씨는 법정 밖에서도 “재판부가 위로를 전한다고 했지만 우리가 제기한 문제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고 제대로 설명해 주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어 “지금도 수많은 학교 폭력 피해 아이들이 고통 속에 놓여 있다”며 “말로는 한 명의 아이도 침묵하게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정작 피해 아이들을 살리기 위한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대법원에 상고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재판소원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씨는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된 판단을 해주길 기다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겠다”고 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권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정직 1년 징계를 받았다. 유족이 권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권 변호사가 유족에게 65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다만 대법원은 권 변호사가 유족에게 패소 사실을 뒤늦게 알리며 주기로 약속했다는 약정금(9000만원)에 대해서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했고, 항소심에서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