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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해도 일할 곳 없다”… 변시 합격자 3명 중 1명 ‘수습 난민’
LegalCrew
관리자
2026-06-25 10:13 ·조회수 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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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조선비즈원문 보기 →
시험만 합격하면 고생 끝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취업이 어려운 줄 몰랐어요.
올해 제15회 변호사시험(변시)에 합격한 A씨는 지난 4월 말부터 법무법인과 법률사무소 50여 곳에 이력서를 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어렵게 서초동의 한 작은 법률사무소에서 면접 제안을 받았지만, 수습 변호사 1명을 뽑는 자리에 지원자가 10명이 넘었다.
끝내 수습처를 구하지 못한 A씨는 지난달부터 수강료 110만원을 내고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운영하는 실무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A씨는 "6개월의 실무 수습을 거쳐야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는데, 정작 수습할 곳을 찾기가 어렵다"며 "변시에 합격해도 취업문을 넘기가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변시에 합격하고도 수습처를 구하지 못해 변협 실무 연수로 몰리는 신입 변호사가 늘고 있다. 변시 합격자는 6개월간 실무 수습을 받아야 단독으로 법률사무소를 열거나 사건을 수임할 수 있는데, 법조 시장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상당수가 사비를 들여 변협 연수에 의존하는 형국이다. 법조계에서는 변호사 시장 포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습처 못 구한 합격자 551명… 3명 중 1명꼴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변협이 개강한 실무 연수에 참여한 신입 변호사는 551명으로 집계됐다. 제15회 변시 합격자 1714명의 32.1%에 달하는 규모다. 합격자 3명 중 1명꼴로 법무법인이나 법률사무소 등에서 수습처를 구하지 못한 셈이다.
변호사법상 변시 합격자는 법무법인이나 법원, 검찰청, 법률구조공단 등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6개월간 법률사무에 종사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 단독으로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법무법인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 수습처를 구하지 못한 합격자는 변협이 5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하는 실무 연수로 이를 대신할 수 있다.
문제는 변협 연수를 찾는 변시 합격자가 최근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매년 5월 변협 연수에 지원한 수습 변호사는 2022년 393명(23.0%), 2023년 432명(25.0%), 2024년 479명(27.4%), 2025년 572명(32.8%)을 기록했다. 올해는 551명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지만, 2년 연속 500명을 넘겼다. 2022년과 비교하면 4년 새 158명 늘어난 수치다.
변협 실무 연수를 수강하려면 110만원의 수강료를 내야 한다. 수습처를 찾지 못한 합격자들이 사실상 사비를 들여 법정 실무 수습 요건을 채우는 셈이다. 연수는 2개월의 강의 교육, 2개월의 모의 기록 연습, 2개월의 현장 연수로 구성된다. 대학처럼 일정 이수 학점을 채워야 수료가 가능하다.
◇"세전 230만원 주는 '블랙펌'이라도 지원해야"
변협 연수를 찾는 신입 변호사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변호사 취업문이 좁아진 데 있다. 실제 대한변협 취업정보센터에 따르면 변호사 채용 공고는 2021년 3895건에서 지난해 3167건으로 18.7%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업 변호사 수는 2만6006명에서 3만1874명으로 22.6% 늘었다. 채용 수요는 줄어드는데 시장에 나온 변호사 수는 늘어난 것이다.
변시 합격자들도 법조 시장 포화를 체감하고 있다. 올해 변시에 합격한 B씨는 "변협 연수 중에도 취업에 성공해 하나둘 빠져나가는 합격자들이 있지만, 여전히 강의실에 남아 있는 인원이 적지 않다"며 "변시 합격 후 이력 공백이 생길까 봐 세전 230만원을 제시하는 소위 '블랙펌(악덕 로펌)'이라도 지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인공지능(AI) 법률 서비스 확산이 신입 변호사 채용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과거에는 판례 검색과 서면 작성에 며칠씩 걸렸지만 지금은 AI를 사용해 몇 시간이면 끝낼 수 있다"며 "가르칠 게 많은 신입 변호사를 채용하느니 AI를 사용하는 게 낫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AI 법률 비서 '슈퍼로이어' 사용자는 이달 기준 3만4000여 명으로, 작년 6월 약 1만1000명 대비 3배 수준으로 늘었다.
◇변협 "내년부터 실무 연수 중단 검토"
당장 내년부터는 변협이 제공하는 실무 연수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변협은 내년부터 실무 연수를 중단해야 한다는 회원들의 목소리가 늘어나면서 현재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늘어나는 신입 변호사 실무 교육을 변협이 계속 떠맡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변협 연수가 중단되면 수습처를 찾지 못한 변시 합격자들의 공백은 더 커질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로펌과 법률사무소의 수습 채용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변협 연수까지 사라지면, 제때 실무 수습을 마치지 못하는 합격자가 대거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슷한 문제는 회계 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하고도 실무 수습할 곳을 구하지 못한 이른바 '미지정 회계사'가 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회계 업계에서는 한국공인회계사회 차원에서 실무 수습을 대체할 연수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회계사 선발 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금융위원회 산하 자격제도심의위원회는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 인원을 지난해 1200명에서 올해 1150명으로 50명 줄였다.
법조계에서 신규 변호사 선발 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4월 변협은 법무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요구했다. 변협은 변호사 공급 과잉 상태를 완화하기 위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500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로펌들이 수습 채용을 줄이는데 당장 내년부터 변협 연수까지 중단되면 실무 수습을 못 받은 신입 변호사들이 쏟아질 수 있다"며 "변호사 수를 줄이든지 법률 서비스 시장을 다양화하든지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올해 제15회 변호사시험(변시)에 합격한 A씨는 지난 4월 말부터 법무법인과 법률사무소 50여 곳에 이력서를 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어렵게 서초동의 한 작은 법률사무소에서 면접 제안을 받았지만, 수습 변호사 1명을 뽑는 자리에 지원자가 10명이 넘었다.
끝내 수습처를 구하지 못한 A씨는 지난달부터 수강료 110만원을 내고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운영하는 실무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A씨는 "6개월의 실무 수습을 거쳐야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는데, 정작 수습할 곳을 찾기가 어렵다"며 "변시에 합격해도 취업문을 넘기가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변시에 합격하고도 수습처를 구하지 못해 변협 실무 연수로 몰리는 신입 변호사가 늘고 있다. 변시 합격자는 6개월간 실무 수습을 받아야 단독으로 법률사무소를 열거나 사건을 수임할 수 있는데, 법조 시장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상당수가 사비를 들여 변협 연수에 의존하는 형국이다. 법조계에서는 변호사 시장 포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습처 못 구한 합격자 551명… 3명 중 1명꼴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변협이 개강한 실무 연수에 참여한 신입 변호사는 551명으로 집계됐다. 제15회 변시 합격자 1714명의 32.1%에 달하는 규모다. 합격자 3명 중 1명꼴로 법무법인이나 법률사무소 등에서 수습처를 구하지 못한 셈이다.
변호사법상 변시 합격자는 법무법인이나 법원, 검찰청, 법률구조공단 등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6개월간 법률사무에 종사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 단독으로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법무법인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 수습처를 구하지 못한 합격자는 변협이 5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하는 실무 연수로 이를 대신할 수 있다.
문제는 변협 연수를 찾는 변시 합격자가 최근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매년 5월 변협 연수에 지원한 수습 변호사는 2022년 393명(23.0%), 2023년 432명(25.0%), 2024년 479명(27.4%), 2025년 572명(32.8%)을 기록했다. 올해는 551명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지만, 2년 연속 500명을 넘겼다. 2022년과 비교하면 4년 새 158명 늘어난 수치다.
변협 실무 연수를 수강하려면 110만원의 수강료를 내야 한다. 수습처를 찾지 못한 합격자들이 사실상 사비를 들여 법정 실무 수습 요건을 채우는 셈이다. 연수는 2개월의 강의 교육, 2개월의 모의 기록 연습, 2개월의 현장 연수로 구성된다. 대학처럼 일정 이수 학점을 채워야 수료가 가능하다.
◇"세전 230만원 주는 '블랙펌'이라도 지원해야"
변협 연수를 찾는 신입 변호사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변호사 취업문이 좁아진 데 있다. 실제 대한변협 취업정보센터에 따르면 변호사 채용 공고는 2021년 3895건에서 지난해 3167건으로 18.7%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업 변호사 수는 2만6006명에서 3만1874명으로 22.6% 늘었다. 채용 수요는 줄어드는데 시장에 나온 변호사 수는 늘어난 것이다.
변시 합격자들도 법조 시장 포화를 체감하고 있다. 올해 변시에 합격한 B씨는 "변협 연수 중에도 취업에 성공해 하나둘 빠져나가는 합격자들이 있지만, 여전히 강의실에 남아 있는 인원이 적지 않다"며 "변시 합격 후 이력 공백이 생길까 봐 세전 230만원을 제시하는 소위 '블랙펌(악덕 로펌)'이라도 지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인공지능(AI) 법률 서비스 확산이 신입 변호사 채용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과거에는 판례 검색과 서면 작성에 며칠씩 걸렸지만 지금은 AI를 사용해 몇 시간이면 끝낼 수 있다"며 "가르칠 게 많은 신입 변호사를 채용하느니 AI를 사용하는 게 낫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AI 법률 비서 '슈퍼로이어' 사용자는 이달 기준 3만4000여 명으로, 작년 6월 약 1만1000명 대비 3배 수준으로 늘었다.
◇변협 "내년부터 실무 연수 중단 검토"
당장 내년부터는 변협이 제공하는 실무 연수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변협은 내년부터 실무 연수를 중단해야 한다는 회원들의 목소리가 늘어나면서 현재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늘어나는 신입 변호사 실무 교육을 변협이 계속 떠맡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변협 연수가 중단되면 수습처를 찾지 못한 변시 합격자들의 공백은 더 커질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로펌과 법률사무소의 수습 채용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변협 연수까지 사라지면, 제때 실무 수습을 마치지 못하는 합격자가 대거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슷한 문제는 회계 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하고도 실무 수습할 곳을 구하지 못한 이른바 '미지정 회계사'가 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회계 업계에서는 한국공인회계사회 차원에서 실무 수습을 대체할 연수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회계사 선발 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금융위원회 산하 자격제도심의위원회는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 인원을 지난해 1200명에서 올해 1150명으로 50명 줄였다.
법조계에서 신규 변호사 선발 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4월 변협은 법무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요구했다. 변협은 변호사 공급 과잉 상태를 완화하기 위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500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로펌들이 수습 채용을 줄이는데 당장 내년부터 변협 연수까지 중단되면 실무 수습을 못 받은 신입 변호사들이 쏟아질 수 있다"며 "변호사 수를 줄이든지 법률 서비스 시장을 다양화하든지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