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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사장 법관이 몸빵하나” 선관위원장 수사에 부글대는 법원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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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6-06-16 10:48 (수정됨)·조회수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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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중앙일보원문 보기 →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가 선관위원장들을 겨냥한 수사로 번지면서 법원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선관위원장을 겸직하는 법관에게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됐기 때문이다.

법관 7명 피의자…“바지사장인 법관이 몸빵”
검‧경 합수본은 11일 중앙선관위 등 7곳의 선관위를 압수수색하면서 선관위원장을 모두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다. 대법관을 지낸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서울시선관위원장을 맡았던 오민석 서울중앙지법원장, 송파구선관위원장이던 민소영 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 등 법관이 줄줄이 수사 대상이 됐다. 이제까지 선관위원장직을 중립성을 고려해 관례적으로 법관들이 맡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들 법관 겸 선관위원장들이 투표용지 준비 과정, 투표지 부족 상황에서 어떤 보고를 받았고 어떻게 지휘를 했는지 등이 주요 수사 대상이다. 선거관리 총책임자이자 문서상 최종 결재권자인 법관 선관위원장들이 고의성을 갖고 투표를 방해했다면 법적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법원 내부에선 “선관위원장을 ‘바지사장’으로 앉혀두고 비판은 법관에게 향하도록 구조가 짜여있다”(수도권 부장판사)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른 부장판사도 “직위에 비해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는 데, 책임은 법관이 지는 이상한 구조”라며 “법관이 대신 처벌받으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무적 권한 적어도 책임 소재 여전”…과거 전결 규정 손질 요구도 
법조계에서는 선관위원장의 ‘실무적 권한’과 ‘직위상 권한’을 고려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들은 선관위원장으로서 사무국을 지휘‧감독하는 권한을 갖는다. 동시에 재판 업무를 겸직하는 비상근인 특성상 대부분 사무국 보고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행정 실무는 사무국이 주도하지만 결재는 위원장이 하는 이원화된 구조인 셈이다.

선관위원장을 지낸 법관들은 투표지 인쇄율 결정과 관련해 형식적 결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입을 모은다. 역대 투표율과 사전 투표율을 고려해 전체 선거인수의 몇 퍼센트를 인쇄해야 할지 사무국장 등이 보고하면 선관위원장이 승인하는 구조다. 선거 당일 역시 지엽적 실무는 사무국이 처리하기 때문에 투표소 상황관리보다 투표 종료 전 개표소에서 무효표 검증을 주로 해왔다고 한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선관위원장이 서면 결재는 해도 전체 선거를 예측하고 몇 표나 인쇄할지 결정하는 건 아니다. 과실은 있을 수 있지만 직무유기는 성립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판례상 직무유기는 의무를 태만하는 것을 넘어 직무를 고의적으로 포기해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는 경우로 해석될 때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 당일 역시 개표소 관리에 집중해 투표지 부족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다만 사무국장이 주된 지휘를 했더라도 선관위원장의 책임 소재는 여전하다는 시각도 있다. 선관위원장이 형식적으로 서면 결재를 하기도 하지만 이를 수정할 권한 역시 있어서다. 선거 당일에도 문제가 발생하면 위원회를 소집해 지시할 권한도 있다. 선관위원장 경험이 있는 수도권 법관은 “지금은 권한과 책임 사이 괴리가 있는 게 맞지만 그 권한을 어떻게 운영할지도 판사에게 달려있다”며 “‘바지사장’이라도 과실에 따른 책임이 없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선관위원장을 지낸 부장판사는 “투표용지가 부족할 것 같아 인쇄량을 늘리자고 제안해 늘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선관위원장이 투표용지 부족 상황을 알고도 묵인했다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법조계에선 지적한다. 선거방해죄는 선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미필적 인식만 있어도 주관적 요건이 충족된다는 판례도 있다. 한 부장판사는 “중앙선관위가 정한 인쇄 수량 하한 지침인 선거인수의 50%보다 낮은 퍼센티지를 정해 결재한 지역 선관위는 혐의가 적용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37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