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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재설계로 '오탈자' 아닌 '법률 전문인력'으로"...응시제한자 실증연구 공개 - 로스쿨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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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Crew
관리자
2026-06-11 10:07 ·조회수 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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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로스쿨타임즈원문 보기 →
변호사시험 응시제한자 이른바 ‘오탈자’를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가 공개되며, ‘5년 내 5회’ 응시제한 제도의 실태와 개선 방향을 다각도로 짚는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응시제한자의 객관적 역량은 합격자와 큰 차이가 없지만, 경제적 여건으로 인한 생계형 근로 등으로 응시 기회를 잃고 사회적 낙인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9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 렉처 홀에서 '변호사 시험 제도의 실행과 응시제한자의 경험을 통해 본 법학교육의 미래와 비전'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응시제한 제도의 현황과 쟁점을 짚어보고 당사자 실태, 구조적 문제, 대안적 진로까지 다각도로 조망하며 제도 개편 논의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했다.

이날 학계와 법조계는 한목소리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제도의 본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대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오탈자'라는 세 글자와 마주할 때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무거움과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들은 역량이 부족한 사람들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할 열정과 능력을 가진 우수한 인재들임에도 현행 변호사시험 제도는 이들을 충분히 포용하지 못했으며, 이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검토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노혁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은 “응시기회를 모두 사용한 분들의 경험은 단순한 개인의 실패담이 아니라, 우리 법학교육과 법조인 양성체계가 어떤 부분을 성찰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회적 자료”라며 “해외 사례와 실증적 자료에 기반한 제도적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세리 법무법인 율촌 명예대표변호사는 “이론적 논쟁보다 직접적 이해관계자인 응시제한자들과 법률소비자들의 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조화롭게 종합하여 실행 가능한 현실적 대안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보다 훨씬 더 생산적일 것”이라며 당사자와 수요자 중심 논의를 촉구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Danielle M. Conway 미국 로스쿨협의회 회장 역시 “배타적이고 징벌적인 시험 구조가 정의 접근과 공정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인간적인 법치를 강화하기 위해 제도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시험 응시제한제의 명암과 실태

본격적인 주제 발표에서는 응시제한 제도의 법적 쟁점부터 당사자들의 실태조사, 심층 인터뷰, 응시제한자의 활용 대안까지 입체적인 분석이 다뤄졌다.

김우석 신세계푸드 변호사는 ‘한국의 변호사시험제도와 응시제한제도 관련 쟁점’을 주제로, 응시제한 제도의 도입 취지와 헌재 판단, 해외 비교를 통한 쟁점을 발표했다. 김 변호사는 "병역의무만을 유일한 예외로 인정하는 현행법에 대해 임신·출산·질병 등을 추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되어 왔다"고 설명하며 "지난 5월 21일 응시기회제한 예외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 재판관 5인이 헌법불합치 의견을 표명해 위헌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응시 제한 기한이 없는 미국과 자격 재취득을 통한 재응시가 가능한 일본의 사례를 들며 한국 제도는 충분한 사회적 숙의 없이 제도화됐다고 지적했다.

우지숙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25개 로스쿨 졸업생 1,451명(응시제한자 203명과·합격자 1,4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응시제한자의 학부 학점(3.80)과 법학적성시험 점수(114.84)는 합격자들(3.89점·119.98점)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반면, 응시제한자의 로스쿨 재학 중 월평균 가구소득은 638만 원으로 합격자(743만 원)보다 낮았고, 학자금 대출 비율도 61.6%로 합격자(42.4%)보다 높았다. 변호사시험 직전 생계형 근로를 한 비율(29.1%)도 합격자(5.1%)의 6배에 달했다. 우 교수는 "우수한 학업 역량으로 로스쿨에 입학해 3년간 법학 교육을 마친 졸업생들이 평균 3,800만 원의 부채를 안고 전공과 무관한 직무로 밀려나는 현 상황은 국가적 인적 자원의 심각한 낭비"라고 지적했다.
 

공두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응시제한자 30명을 심층 인터뷰를 통해 ‘폐쇄적 구조’와 ‘유예된 삶’의 문제를 제기했다. 공 교수는 “5년·5회 제한’은 사실상 연속 응시를 강제하기 때문에 임신·출산·질병·간병 등 불가피한 미응시와 다른 경로를 탐색하는 것은 곧 기회 상실로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응답자들은 “다른 시험은 준비하다가 관둘 수 있는데, 응시할 수 있는 사람과 응시할 수 없는 신분으로 구분돼 낙인됐다”, “기한이 없었다면 취업과 재도전을 병행했을 것”이라며 응시제한 제도는 ‘낭인 방지’가 아니라 오히려 낭인화 위험을 키우는 구조라고 답했다.

이재협 교수는 변호사 자격 없이도 비전통적 직역에서 법학 역량을 활용하는 미국의 ‘법학전문석사(JD) 어드밴티지(Advantage)’ 개념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국내 13개 기관 면접조사 결과 12개 기관에서 비법률가 JD 채용 사례가 없었는데, 이는 ‘자격증 만능주의’와 ‘낙인’이 결합된 한국의 ‘JD Disadvantage’ 구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다만 “일부 기업에서 응시제한자를 채용해 소송 외 법무 영역에서 성과를 확인했다”며 JD Advantage 직군 제도화, 공공부문 채용 확대, 차후 변호사 자격 취득의 기회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응시제한자들 토로 ‘오탈자 낙인’

심포지엄에 참석한 응시제한자들은 응시제한제도에 대한 실질적인 분석과 대안 논의가 처음으로 이뤄진 것을 환영하면서도 ‘오탈자 낙인’, ‘영구 박탈’에 대해 생생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5년이라는 제한이 압박감으로 작용해 아프거나 임신·출산을 해도 쉬지 못하고 시험장에 들어가야 했다"며 “생계와 병행하면 사실상 연속 응시 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응시기한이 없었다면 먼저 취업해 경험을 쌓고 재도전했을 것”이라며 “사회는 '오탈자'라는 낙인을 찍어 변호사 실패자로 보지만, 우리는 로스쿨에서 3년간 정규 교육을 이수한 법학 전문 인력”이라며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법무부와 교육부는 제도 안착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 변화 등 미비했던 점을 짚으며, 실질적인 보완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동근 법무부 법조인력과장은 “제도 운영 환경이 당초 설계와 달라지고 있는 점에 대해 제도적 보완이 충분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고 밝히며 “응시제한자의 역량이 다양한 경로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진로 지원 체계화, 유사 직역 및 공공·입법 분야 진출 환경 조성, 해외 진출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연 교육부 대학학사운영과 사무관 역시 “출발선에 따른 차등이 생기지 않도록 특별전형, 지역인재전형, 장학금 등 최소한의 장치가 운영되고 있지만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로펌·공익활동·실무학습 등 법전원에서의 경험이 변호사 이후뿐 아니라 다른 분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 진로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출처 : 로스쿨타임즈(https://www.lawschool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