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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쏘시개] AI가 바꾼 서초동
LegalCrew
관리자
2026-06-08 10:28 ·조회수 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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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아시아경제원문 보기 →
"자문보다 송무가 전망이 밝죠. 인공지능(AI)이 재판에 출석할 순 없으니까요."
"사람에게서 나오는 특종을 발굴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어요."
한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를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눴다. 법률시장과 저널리즘에 AI가 각각 미친 영향에 대한 소회였다. 실제 그렇다. 판사들 사이에서 각광 받던 '걸어다니는 판례 사전'이란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변호사들도 AI가 '어쏘(수습 변호사)'처럼 잡무를 다 해주니, 의뢰인을 찾고 영업을 하는 데 시간을 쏟는다. AI에게 일부 맡길 수 있는 자문보다 송무 관련 수업이 로스쿨에서도 인기가 높아졌다. 언론도 비슷하다. AI가 글쓰기의 부담을 덜어주다보니 글 잘 쓰는 기자보다 발로 뛰어야 하는 취재 네트워킹과 휴민트가 기자의 능력에 프리미엄을 더 붙인다.
개업을 준비 중인 한 검사장은 요즘 AI와 '어떻게 돈도 벌면서 공익적 가치도 추구하며 살 수 있을까'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차장검사 출신의 A변호사는 개업 후 로펌 홈페이지 개설 전체를 AI에 맡겼다. B변호사는 AI가 변호사들의 실력을 미디어를 통해 학습하는 것 같아 매체 노출 빈도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했다. 자료 검색을 넘어 서면 초안을 잡고, 방대한 증거 기록에서 유리한 정황을 순식간에 찾아내는 등 AI는 자타공인 서초동의 '법률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물론 문제도 있다. 한 지인은 해외에 나간 자녀가 신용카드와 현금이 든 지갑을 몽땅 잃어버린 채 식당에서 결제를 앞둔 아찔한 상황에 부닥쳤다. AI에 해결책을 물었다. "간편 결제 서비스를 활용해봐라"는 공허한 답변만 내놨다. 결국 식당 주인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외상으로 처리한 뒤, 한국에서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고 한다. AI가 인간의 임기응변을 따라오지 못한 것이다. AI를 활용하는 나홀로 소송이 유행하면서 판결을 마음대로 꾸며내는 판례 할루시네이션이 심각해졌다. 이를 어떻게 검증할 지 법원의 고민이 크다고 했다.
주목할 만한 흐름도 나타난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송무 전관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귀해지면서, 대형 로펌들의 오랜 불문율이던 정년이 흔들리는 추세가 그렇다. 송무 분야는 서면을 잘 쓰는 것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재판부의 성향을 파악해 맞춤형 변론을 준비하고, 법정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공기를 읽어내며 즉각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험은 AI가 결코 학습할 수 없는 영역이다. 여기에도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다. 오랜 시간 다져온 기존 판사들과의 신뢰와 네트워크는 AI가 만들 수 없다.
실제 올초 서울고등법원 전담부의 한 부장판사(연수원 28기) 영입전이 화제가 됐다. 올해 57세인 그는 대형 로펌의 통상적 정년(60세)까지 단 3년밖에 남지 않아, 영입을 타진한 대형 로펌 두 곳으로 가려다 고사했다. 정년이 더 긴 다른 대형 로펌이 그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송무 분야에 연륜과 전문성이 있는 베테랑 판사가 워낙 희소하다보니 로펌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그를 데려온 것이다.
언론도 비슷하다. AI가 눈 깜짝할 새에 그럴싸한 기사를 뽑아내는 시대일수록, 발로 뛰어 얻은 단독 기사는 희소하고, 끈질긴 설득 끝에 얻어낸 내부 고발자의 팩트 한 마디가 지니는 무게는 더욱 무거워진다. 정보와 지식의 독점이 무너진 시대. 책상머리에 앉아 서면과 씨름하던 변호사들은 밖으로 나가 의뢰인을 만나기 위해 치열한 수임경쟁을 벌인다. 기자들 역시 노트북을 덮고 취재원과 네트워크를 다진다. 기술이 정점을 향해 치달을수록 서초동은 그 어느 때보다 사람의 체온과 혜안을 갈구하고 있다. AI가 고도화될수록, 데이터로 치환되지 않는 인간의 경험과 직관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 출처 : 아시아경제 | https://www.asiae.co.kr/article/2026060808522620544
"사람에게서 나오는 특종을 발굴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어요."
한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를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눴다. 법률시장과 저널리즘에 AI가 각각 미친 영향에 대한 소회였다. 실제 그렇다. 판사들 사이에서 각광 받던 '걸어다니는 판례 사전'이란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변호사들도 AI가 '어쏘(수습 변호사)'처럼 잡무를 다 해주니, 의뢰인을 찾고 영업을 하는 데 시간을 쏟는다. AI에게 일부 맡길 수 있는 자문보다 송무 관련 수업이 로스쿨에서도 인기가 높아졌다. 언론도 비슷하다. AI가 글쓰기의 부담을 덜어주다보니 글 잘 쓰는 기자보다 발로 뛰어야 하는 취재 네트워킹과 휴민트가 기자의 능력에 프리미엄을 더 붙인다.
개업을 준비 중인 한 검사장은 요즘 AI와 '어떻게 돈도 벌면서 공익적 가치도 추구하며 살 수 있을까'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차장검사 출신의 A변호사는 개업 후 로펌 홈페이지 개설 전체를 AI에 맡겼다. B변호사는 AI가 변호사들의 실력을 미디어를 통해 학습하는 것 같아 매체 노출 빈도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했다. 자료 검색을 넘어 서면 초안을 잡고, 방대한 증거 기록에서 유리한 정황을 순식간에 찾아내는 등 AI는 자타공인 서초동의 '법률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물론 문제도 있다. 한 지인은 해외에 나간 자녀가 신용카드와 현금이 든 지갑을 몽땅 잃어버린 채 식당에서 결제를 앞둔 아찔한 상황에 부닥쳤다. AI에 해결책을 물었다. "간편 결제 서비스를 활용해봐라"는 공허한 답변만 내놨다. 결국 식당 주인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외상으로 처리한 뒤, 한국에서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고 한다. AI가 인간의 임기응변을 따라오지 못한 것이다. AI를 활용하는 나홀로 소송이 유행하면서 판결을 마음대로 꾸며내는 판례 할루시네이션이 심각해졌다. 이를 어떻게 검증할 지 법원의 고민이 크다고 했다.
주목할 만한 흐름도 나타난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송무 전관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귀해지면서, 대형 로펌들의 오랜 불문율이던 정년이 흔들리는 추세가 그렇다. 송무 분야는 서면을 잘 쓰는 것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재판부의 성향을 파악해 맞춤형 변론을 준비하고, 법정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공기를 읽어내며 즉각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험은 AI가 결코 학습할 수 없는 영역이다. 여기에도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다. 오랜 시간 다져온 기존 판사들과의 신뢰와 네트워크는 AI가 만들 수 없다.
실제 올초 서울고등법원 전담부의 한 부장판사(연수원 28기) 영입전이 화제가 됐다. 올해 57세인 그는 대형 로펌의 통상적 정년(60세)까지 단 3년밖에 남지 않아, 영입을 타진한 대형 로펌 두 곳으로 가려다 고사했다. 정년이 더 긴 다른 대형 로펌이 그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송무 분야에 연륜과 전문성이 있는 베테랑 판사가 워낙 희소하다보니 로펌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그를 데려온 것이다.
언론도 비슷하다. AI가 눈 깜짝할 새에 그럴싸한 기사를 뽑아내는 시대일수록, 발로 뛰어 얻은 단독 기사는 희소하고, 끈질긴 설득 끝에 얻어낸 내부 고발자의 팩트 한 마디가 지니는 무게는 더욱 무거워진다. 정보와 지식의 독점이 무너진 시대. 책상머리에 앉아 서면과 씨름하던 변호사들은 밖으로 나가 의뢰인을 만나기 위해 치열한 수임경쟁을 벌인다. 기자들 역시 노트북을 덮고 취재원과 네트워크를 다진다. 기술이 정점을 향해 치달을수록 서초동은 그 어느 때보다 사람의 체온과 혜안을 갈구하고 있다. AI가 고도화될수록, 데이터로 치환되지 않는 인간의 경험과 직관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 출처 : 아시아경제 | https://www.asiae.co.kr/article/2026060808522620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