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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로펌 금지령'…금감원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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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Crew
관리자
2026-06-02 10:05 ·조회수 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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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연합인포맥스원문 보기 →
# 최근 금융감독원 보험 유관국 소속 팀장 A씨는 금감원 출신 법무법인 김앤장 고문 B씨와 전화로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B씨가 보험 회계 현안을 두고 현직 팀장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강하게 전하면서다. 회계 분야에서 오래 몸담은 B씨가 자신의 경력까지 내세우며 압박하듯 이야기하자, A씨는 "다시는 이런 일로 연락하지 말라"며 선을 그었다. 이 일이 내부에도 보고되면서 "한동안은 김앤장과 비공식적으로는 연락하지 말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관가(官街)에서 이런 해프닝은 처음이 아니다. 금감원 직원들이 인허가 등 높은 금융규제 장벽을 허물기 위한 올드보이(일명 'OB')들의 전화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금감원의 지위와 권한이 확대되면서 업계의 물밑 작업도 한층 노골적이 됐다. 금감원은 올 4월 자본시장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도입해 검찰 고발과 통보 없이도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게 된 데 이어, 최근에는 강제조사권을 확보하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다. 여기에 대통령 변호인 출신인 실세 원장의 취임으로 정치적인 위상까지 '슈퍼 권력'을 갖게 됐단 평가다. 금융회사로선 금감원과의 네트워크 관리 중요성이 더 커진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원들 휴대전화도 쉬지 않고 울린다. 일부는 OB들로부터의 전화다. 한때 동고동락했던 전 직장 선배의 연락이라 가욋일로 치부할 수는 없다. 또 좁은 금융권에서 껄끄러운 관계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금감원 한 직원은 "(금감원에서 국장까지 지내다) 모 법무법인으로 간 고문이 최근 지속적으로 전화해서 스트레스가 크다"며 "상당히 예민한 사안을 물어보니까…"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한 직원은 "대부분은 상식적인 선에서 대화가 오간다"면서도 "일부는 압박하듯 몰아붙이거나 선을 넘는 경우가 있어서 곤혹스러울 때가 꽤 있다"고 했다.

금감원 한 팀장은 "선배였다고 해서 더 편의를 봐주거나 하진 않지만, 민간 기업 전화보다야 더 받게 되는 건 사실"이라며 "현직 시절 친소관계에 따라 응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긴 한다. 심리적인 영향까지 전혀 없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런 식의 외부인 접촉을 특히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현행 금융당국 외부인 접촉관리 규정에 따라 금융위와 금감원 임직원은 친목 모임에서조차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는다. 사무실 안팎의 대면 접촉이나 전화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 비대면 접촉 모두 닷새 안에 내부 보고해야 한다. 피감기관인 기업들뿐 아니라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에 재취업한 금감원 출신 인물들도 대상이다.

다만 퇴직한 선배들과의 연락 자체는 대관이 필수인 금융권 특성상 낯선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선을 넘는 사례는 예외적일 뿐, 대부분은 업계 동향을 묻거나 안부를 주고받는 수준이라는 얘기다.

금감원 한 팀장은 "퇴직한 선배들이 연락해 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은 아니고, 주로 상식적인 대화가 오간다. 예민한 사안을 두고선 연락 빈도가 잦아질 때는 있지만 내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부담스러운 전화는 알아서 안 받거나 딱 잘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금융 유관기관 한 관계자는 "선배들도 현직 시절 그런 전화가 부담스러웠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선을 지켜서 물어봐 주는 편"이라며 "중대 사항은 당연히 이야기할 수 없고 전후 사정이나 (그런 조치를 하게 된) 히스토리를 설명해주는 정도에 그친다"라고 말했다.

일명 '전관예우'에 대처하는 젊은 직원들의 모습에서 세대 변화가 엿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과거처럼 선배라는 이유로 무조건 응대하지 않는 데다, 문제시되는 발언은 내부 보고 절차를 거쳐 공론화하는 등의 모습에서다.

한편 전직 당국 인사들로선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애초 전·현직 네트워크를 최대치로 활용해야 하는 업무를 맡게 된 만큼 규제 변화나 업계 현안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소통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자칫 오해를 살까 현직 후배들과 접촉할 때도 각별히 신중을 기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금감원 출신 법무법인 고문은 "후배들에게 괜한 부담을 줄까 봐 말 한마디 한마디도 조심히 한다. 열 번 묻고 싶은 것을 고민 끝에 한 번으로 줄여서 연락한다"며 "처우나 승진 문제에 대한 고민으로 금감원을 떠났지만, 부탁하는 자리에 와보니 쉬운 게 단 한 가지도 없다. 업무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https://news.einfoma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