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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신상유포’ 지시한 대표 무죄, 직원은 유죄?…법원서 뭔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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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6-06-01 10:25 ·조회수 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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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중앙일보원문 보기 →
차별을 조장할 수 있는 광고를 금지하는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을 때, 법 위반 주체를 대표자 개인이 아닌 법인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또 광고를 유포한 실무진은 법인과의 공동정범이 아니라 양벌규정에 따라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따져야 한다고 봤다.

베트남 女 얼굴 사진 유포 
2020년 국제결혼중개업체 소속 팀장 B씨는 베트남 협력업체로부터 베트남 국적 여성들의 얼굴 사진과 키, 몸무게 등이 저장된 USB를 전달받았다. 이후 B씨는 결혼중개업체 대표 A씨에게 USB를 전달했고, A씨는 직원 C씨에게 유포를 지시했다. C씨는 카카오톡으로 업체 회원 등에게 베트남 여성들의 개인정보를 전송했다.

검찰은 이들이 결혼중개업법을 위반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결혼중개업법 제12조는 “결혼중개업자는 거짓ㆍ과장되거나 국가ㆍ인종ㆍ성별ㆍ연령ㆍ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광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1심, 전원 유죄 
1심은 전원 유죄를 선고했다. 1심에선 “대표 A씨를 결혼중개업자로 보고 처벌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었다. 검사는 A씨에게 결혼중개업법 제12조를 적용해 기소했는데, 해당 조항은 ‘결혼중개업자’에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A씨 측은 “‘결혼중개업자’는 결혼중개업체인 법인이고, A씨는 업체의 대표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표 A씨가 결혼중개업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B씨와 C씨도 A씨와 함께 범행한 공동정범이라고 판단했다. 1심 법원은 A씨와 B씨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을, C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법인=결혼중개업자”
반면 항소심은 일부 판단을 뒤집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국제결혼중개업을 법인 명의로 등록했다면 그 법인이 ‘결혼중개업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A씨는 결혼중개업자가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A씨가 결혼중개업자”라고만 주장했기 때문에, 실제 결혼중개업자인 법인의 공범으로 A씨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B씨와 C씨는 결혼중개업자인 법인의 공동정범으로 보고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실제 결혼중개업자인 법인은 검찰 기소단계에서 제외되어 처벌을 피하고, 대표 A씨도 검찰이 적용한 ‘결혼중개업법 제12조’ 등으론 처벌할 수 없게된 것이다.

대법 “잘못된 법률 적용”
대법원은 A씨가 결혼중개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항소심 판단은 옳다고 봤다. 그러나 B씨와 C씨를 법인의 공동정범으로 본 점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법인은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으로 처벌되는 것”이라며 “행위자(실무진인 B·C씨)와 공범관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법인은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한 이유로 처벌되고 실무진은 차별적 광고를 유포한 행위 자체로 처벌되는 만큼, 두 주체를 ‘같은 범죄를 함께 저지른 공동정범’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대신 B·C씨에게 결혼중개업법 제27조의 양벌규정을 적용해 사건을 심리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 “실무진 양벌규정 적용해야”
양벌규정은 일반적으로 직접 행위를 한 사람 외에 행위자가 소속된 법인까지 처벌하기 위해 존재한다. 대법원은 결혼중개업법의 경우, 양벌규정이 “(법인 뿐 아니라) 실제로 업무를 집행하는 자에게까지 확장되어 적용된다”고 봤다. 위반행위를 실행한 실무진과 그 행위로 이익을 얻은 법인 모두를 처벌하기 위한 규정이라는 것이다.


결혼중개업법 제27조는 차별적 광고 등을 했을 때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종업원 등에 벌금형을 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국가법률정보센터 캡쳐

이에 따라 대법원은 B·C씨를 법인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것이 아니라,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는지 심리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공소사실이나 적용법조의 오류에 관해 검사에게 보완하도록 석명을 요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원심 판결 중 B·C씨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공동정범, 양벌규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32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