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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하고 싶으면 연대보증 서" 금융당국도 놀란 갑질 잡아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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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Crew
관리자
2026-05-27 10:07 ·조회수 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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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오마이뉴스원문 보기 →
<사례1>
1955년에 설립된 수배전반 중전기 제조사 K사. 총 약 269억 원에 이르는 경기도 양주시 옥정지구 지식산업센터와 오피스텔 개발사업의 공사를 하청받아 총 78억 원의 자체자금까지 들여 공사를 완료했다. 하지만 시공사의 책임준공 기한 도과 등을 이유로 대주단(자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들의 모임)과 신탁사의 채무 2510억 원과 1103억 원에 대해 연대보증책임을 지게 됐다. 게다가 옥정지구 지식산업센터에서 미분양된 부동산 약 227억 원 상당을 매입하는 계약까지 맺어야 했다. 이로 인해 상장기업인 K사는 지난 4월 8일 거래정지가 됐고, 4월 30일에는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사례2>
건물용 기계장비 설치 공사를 하는 S사도 경기도 시흥시 거북섬의 생활형숙박시설 건설사업에서 90억 원의 공사를 하청받았지만, 시공사의 회생신청에 따른 신규 시공사 선정 등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돼 자체자금 130억 원을 들여 공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K사와 동일한 이유(시공사의 책임준공기한 도과 등)로 대주단과 신탁사의 채무 각각 1210억 원과 269억 원에 대해 연대보증 책임을 지게 됐다.

<사례3>
토목, 도시계획 등 분야 엔지니어링 설계 및 감리를 전문으로 하는 Y사는 제주 저지리의 공동주택단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공사 수주 약속만 받은 상태에서 대주단과 신탁사의 요구로 자신을 시공사 겸 연대보증인으로 하는 PF대출계약에 서명했다. 하지만 신탁사가 시공사를 바꾸면서 최종적으로 공사도 수주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서명한 연대보증책임 때문에 신탁사가 추가로 투입한 자금 22억 5000만 원을 피담보채무로 한 뒤 가압류를 설정해서 이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매월 7000만 원씩 갚고 있고, PF대출 이자 8300만 원까지 대납했다.

"PF 대출의 문제도 자본의 힘이 너무 세져서 생긴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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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청업체(수급사업자)에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연대보증을 부담시킨 것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결국 지난해 8월 25일 금융위원회는 '대주단이 하청업체에 연대보증을 요구한 것은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현재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국과 금융감독원 조사3국에서 금소법에 반해 하청업체에 PF대출 연대보증을 요구한 대주단과 신탁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5일 '2026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회사가 손쉬운 이자장사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라며 "금융권 대출 실태점검,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한도 규제 도입 등으로 가계부채, 부동산PF 관련 위험요인을 관리하고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을 완화하겠다"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단이 하청업체에 연대보증을 요구한 것은 금소법 위반'이라는 중대한 유권해석을 처음으로 얻어낸 이는 김설이 현 법무법인 지음 대표변호사였다. 김 변호사는 지난 7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신탁사와 대주단이 하나로 연결돼 '약탈적 금융'을 하고 있다"라며 "위험한 돈놀이를 하면서 그 위험이 터졌을 때 그 위험을 관계도 없는 하청업체들에 전가한 행위로 이는 건설산업에 대한 금융의 약탈행위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자체자금 투입해 공사 마무리 요구, 이자 대납, 대체 시공사 선정 후 늘어난 공사비 부담, 미분양 부동산 강매 등을 'PF 대출 갑질 세트'라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금융기관의 대여행위에서 제3자에게 연대보증을 시키지 말라는 것이 금소법의 취지이고, 이는 금융이 연쇄도산을 가져오지 않도록 하려는 최소한의 안전판이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신탁사에 대해서도 하청업체에 연대보증 책임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쪽이라도 면죄부를 받으면 PF 대출로 인해 하청업체들이 받고 있는 고통은 앞으로도 영영 해결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신탁사가 규제받지 않으면 대주단을 규제하는 것의 실효성은 매우 적어진다, 그래서 금융당국이 대주단을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동시에 신탁사도 같이 규제해야 한다"라며 "하청업체에 PF 대출금과 사업을 완성하기 위해서 투입된 금액들에 대해서 하청업체에 연대보증을 시키지 말라는 원칙을 일관되게 집행하지 않으면 그들을 전혀 보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는 조만간 발표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에 대주단은 물론이고 신탁사에 대한 제재방안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다루면서 금융이 산업을 지배하는 힘, 즉 자본의 힘이 더 세졌다고 느꼈고, PF 대출의 문제 자체도 자본의 힘이 너무 세져서 생긴 폐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 상황에서 규제기관이나 사법부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엄중한 판단을 내리고, 조금 더 '을의 입장'에서 판단을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 대출로 인한 피해를 보는 금융소비자 등 경제적 약자를 더 적극적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어 참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사법시험(사법연수원 34기)에 합격한 뒤 법무법인 율촌의 공정거래팀에서 변호사 업무를 시작했다. 법무법인 지음을 설립한 지난 2007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소송 대리를 맡아 플랫폼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입찰 담합, 특허권 침해, 계열사 부당 지원 등 500건 이상의 사건을 처리했다.

구글과 네이버, 삼성웰스토리, 포스코, 쿠팡 등 '골리앗들'이 그의 상대였다. 구글 사건은 고등법원에서 전부 승소했고, 포스코 사건은 대법원으로부터 파기환송을 받아내 최종 승소했다. 그가 받아낸 대법원 파기환송만 10건이 넘는다. 그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22년 4월 '대통령표창'을 받았고, 지난해 발표된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의 '2025 차세대 리더 100인'에 선정됐다(법조분야).

김 변호사는 "강자의 힘이 강해지는 수준에 맞춰서 법이 더 강화되지 않으면 결국 강자의 수단처럼 보이게 된다"라며 " 법이 없는 사회, 법이 유명무실한 사회보다는 법이 잘 집행되는 사회가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사회라고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