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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 코드’와 대법원장 제청권 충돌로 멈춰선 대법관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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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Crew
관리자
2026-05-06 10:25 ·조회수 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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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조선일보원문 보기 →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대법관 공석 사태가 두 달을 넘기고 있다. 대법관은 대법원장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헌법에 규정돼 있다. 그런데 대법원장이 제청하려는 후보와 대법관 임명권을 갖고 있는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가 달라 후임 대법관을 임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지만 대부분 물밑 조율을 통해 해결했다. 이 문제로 대법관 장기 공백 상태가 이어지는 건 이례적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애초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 4명 중 한 명을 제청하겠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했으나 청와대는 김민기 서울고법 판사를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판사는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문제는 그의 남편인 오영준 헌법재판관도 같은 연구회 출신으로 현 정부 들어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는 점이다. 부부가 최고 사법기관의 최고위직으로 근무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능력 여부를 떠나 특혜 소지도 있다. 대법원도 이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이 김 판사를 고집하는 것은 ‘코드 인사’를 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

현 정권은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대폭 늘리는 법안을 이미 강행 처리했다. 그중 22명을 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무리한 일을 할 때부터 이 대통령이 대법원을 자기편으로 채워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막을 방패막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 그 첫 인사부터 노골적으로 그런 뜻을 내비친 것이다. 대법원은 9월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 인선도 조만간 시작해야 한다. 지금 추세라면 이 대법관 후임도 자기편으로 채우려 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사법부는 정권의 전리품으로 전락할 것이다.

헌법이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제청권을 부여한 것은 정치 권력으로부터 사법부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대통령이 대법관 임명권을 갖고 있다고 해도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만 제청하라는 것은 그 취지에 맞지 않는다. 헌법의 취지는 양쪽 권한을 서로 존중하고 대화하라는 것이다. 이 문제를 풀려면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서로 한발씩 물러나 중립적 인사를 앉히려는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먼저 대통령이 코드 인사 욕심을 내려놔야 한다.